"안녕하세요, 독자님!"
마음을 두드리는 이야기, 넉넉(Knock Knock)레터 박피디입니다.
풍요로운 가정의 달, 5월입니다.
구독자님들의 5월은 어떤 모습으로 시작됐을지 궁금하네요.
만물이 제 색을 되찾고, 활기와 생명력이 곳곳에 넘쳐흐르는 5월은 내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달이기도 합니다. 엄마, 아빠 혹은 가족 그리고 친구나 동료, 선생님들까지. 그들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가족에 대해 조금 독특한 생각을 지닌 아이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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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온 거라고. 엄빠게임.” “뭐, 그래. 우승해서 마이클 천 양자라도 되려고? 네가 1등 할 수 있을 것 같아? 내가 살면서 네가 뭐 1등 하는 꼴을 본 적이 없어. 네가 뭐 하나라도 진득하게 한 게 있었어?” 주바름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기분 나쁜 말은 대체로 명백한 사실이다. 바름은 주은을 바라보며 1등을 하겠다고 우기는 일을 포기했다. 그런 선언은 자신조차 믿을 수 없는 거짓이었고, 주은에게 씨도 먹히지 않을 협박이었다. 대신 주바름은 엉뚱한 소리를 뱉고 말았다. “나 1등 안 할 건데? 꼴등 할 거야. 그래서 엄마랑 인연 끊을 거야.” “주바름, 뭐라고?” “1등엔 재주가 없어도, 꼴등 하는 건 내 특기잖아.”
- 『나는 엄마를 바꾸기로 했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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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바꾸고 싶은 아들, 주바름
열여덟 살 주바름은 가끔 엄마가 사라지는 상상을 합니다.
바름의 엄마 주은은 한때 촉망받는 최연소 메인 뉴스 앵커였고, 전례 없는 어린 나이로 아나운서국 차장 자리를 차지했던 유능하고 열정 넘치던 여자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방송가에서 뒷전으로 밀려나 케이블 홈쇼핑에서 안티에이징 크림을 팔며, 화려한 과거에 머물러 있는 한물간 셀럽이기도 하죠. 자신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해준 적 없는, 비난과 책망만 쏟아내기 바빴던 엄마가 가끔은 없어져도 나쁘진 않을 것만 같습니다. 1등에게 돈 많은 부모를 만들어준다는 게임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주바름은 드디어 기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바름의 목표는 1등이 아닌 꼴등이었습니다. 부자 부모를 만나는 것 대신, 지금의 부모와 영영 이별해야 하는 꼴등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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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바꾸고 싶은 딸, 천바다
천바다의 아빠 마이클 천은 미국 OTT 업계에서 3위를 차지하는 천페이지의 수장이자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억만장자입니다. 스마트하고 재치 넘치며 모두가 우러러보는 마이클 천은, 정작 딸인 천바다에게는 아무 관심이 없죠. 천페이지 사업 때문에 바다는 전학만 수십 번을 다녀야 했고, 일거수일투족을 대중에게 공개하면서도 바다와는 오늘 저녁 메뉴에 관해서도 얘기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오늘, 마이클 천이 말도 안 되는 조건이 내걸린 게임, <엄빠게임>을 준비 중이라는 것도 바다는 유튜브를 통해 알게 되죠. 바다는 또 한 번 아빠에게 배신감을 느끼면서도 마음을 다잡습니다. 꼭 1등을 차지해서 마이클 천 딸의 자리를, 그리고 아빠의 유산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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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족
천바다와 주바름은 땅이 흔들리고 집채만 한 파도가 달려드는 상황에서도 이를 악물고 포기하지 않습니다. 각자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요. 그러는 와중에 계속 울컥울컥 서러움이 밀려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건 바로 자신을 이 자리에 서게 만든 엄마와 아빠가 너무 미워서일 겁니다. 주바름과 천바다는 엄마 아빠를 바꾸기 위해 필사적으로 게임에 임하면서, 아이러니하게 엄마 아빠를 향한 사랑을 깨닫고 맙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 깊은 곳의 진실을 발견한 거죠. 하지만 이미 게임은 시작됐고, 누군가는 부모를 잃고 누군가의 부모는 바뀌게 될 겁니다. 최종 승기는 누구의 손에 쥐어지게 될까요?
이야기를 읽으면서 문득 저의 어린 시절을 되돌아봤습니다. 이제는 기억도 나지 않지만, 아마 저도 꽤 많은 순간에 엄마 아빠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것 같아요. 저는 투정도 많고 갖고 싶은 것도 많은 아이였으니까요. 그런 시기를 지나 지금의 제가 되었듯, 주바름과 천바다도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각자의 모습으로 성장할 겁니다. 그들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든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 세차게 달음박질하는 그 에너지를 응원해주고 싶기도 해요. 세상엔 너무나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이 있고, 우리는 알지 못하는 그들만의 이야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나와 이어진 주변 사람들을 무조건 사랑하라고 하기보다는, 그들과 어떤 관계를 유지하든 그 사이에서 나만의 방식으로 튼튼하게 성장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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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자식만큼 가까우면서도 서로를 이해하는 게 멀게만 느껴지는 관계가 있을까요?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속담에서 알 수 있듯 부모 자식 간 갈등은 유구하게 이어져 오는 현상인가 봅니다. 오늘의 함께하면 좋은 두드림은 철부지 고등학생 딸과 잔소리 대마왕 꼰대 아빠의 영혼이 바뀌어버린 이야기, <아빠는 딸>입니다. 영혼이 바뀌고 어쩔 수 없이 아빠는 딸의 학교로, 딸은 아빠의 회사로 가게 되는데요, 정말이지 별천지가 따로 없습니다. 공부처럼 쉬운 게 어딨느냐고 잔소리하던 아빠는 요즘 아이들의 세상엔 공부보다 중요한 것이 더 많다는 것을, 오래된 잔소리만 늘어놓는 아빠가 귀찮았던 딸은 아빠도 회사에선 주위 눈치와 잔소리로 주눅 들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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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엄마를 바꾸기로 했다』 속의 주바름과 천바다도 각자의 엄마 아빠와 영혼이 바뀌었다면 어땠을까요? 지금은 무엇이든 다 해낼 줄 아는 어른처럼 보이는 부모도 한때는 미약하고 어린 존재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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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여러분에게 소개해드린 넉넉레터는 『나는 엄마를 바꾸기로 했다』 입니다.
기발하고 뚱딴지 같은 제목에 홀려 읽다 보면, 우리의 아이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성장통과 그들을 다독이는 넉넉한 어른들을 만납니다.
소설 속 두 주인공은 <엄빠게임>이라는 기상천외한 게임 속에서 각자의 부모를 한 걸음 더 들여다보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진짜 마음을 알게 되죠. 소년은 과연 엄마를 바꿀 수 있었을까요?
모든 자식은 커서 어른이 되고, 모든 어른은 한때 누군가의 자식이었겠죠. 소설은 아이와 부모 모두 서로의 입장을 되돌아보게 하는데요,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 부딪치고 난관을 헤쳐나가려는 부모와 아이들 모두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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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 오늘 저희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오늘 《넉넉레터》는 어떠셨나요?
아래 FEEDBACK을 통해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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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은 고즈넉 PD들에게 엄청 빡센(?) 한 달이었답니다.
오늘 소개해드린 『나는 엄마를 바꾸기로 했다』를 비롯하여 무려 6종의 신간을 한꺼번에 만드느라 정신이 없었거든요. 신간 소설들은 앞으로 매주 한 권씩 각 작품을 담당한 피디님들이 직접 넉넉레터를 통해 소개할 예정이니, 다음 뉴스레터도 기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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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레터 KnockKnock@gozkn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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