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독자님!"
마음을 두드리는 이야기, 넉넉(Knock Knock)레터입니다.
지난 5월부터 한 달 동안 진행된 SNS 인증 이벤트가 지난주 성황리에 마무리됐습니다. 지하철에서 광고로 만난 넉넉레터, 어떠셨나요? 고즈넉이엔티와 넉넉레터를 아셨던 분들이라면 반갑기도 하셨을 테고, 여느 광고와는 다른 내용에 놀라기도 하셨을 것 같습니다. 많은 분이 관심을 가지며 광고를 봐 주시고, 이벤트까지 참여해주셔서 저희로서는 참 뜻깊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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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서울의 일부 지하철에서만 광고를 만나 볼 수 있었는데요. 그 때문에 지방에 사시는 몇몇 구독자분들은 이벤트에 참가할 수 없었다며 섭섭함을 토로하기도 하시더라고요. 다음에는 더 많은 분이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두드림은 특별히 이벤트 기간 동안 넉넉레터에 피드백을 남겨주신 구독자님들의 글 중 인상 깊었던 이야기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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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존재와 이별하고, 그 아픔을 이겨낸 적 있나요?
지난 넉넉레터 12호에 소개한 『화원귀 문구』에서는 어떻게 하면 '잘' 이별할 수 있을까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저희의 두드림에 한 독자님이 다음과 같은 피드백을 주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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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 첫 고양이와 이별을……. 제가 너무 몰랐고, 미숙했어서 아이가 고양이별로 떠난지도 몰랐습니다. 뒤늦게 알고 얼마나 울었는지……. 지금도 아이에게 저는 죄인이라 늘 기억합니다.
여기에 다시 한번 인사하고 싶어요. 나리야, 사랑해. 엄마가 아무것도 몰라서 미안해. 그곳에선 아프지 말고 나른한 모습으로 세상에서 가장 예쁜 치즈 고양이로 지내렴. 나중에 엄마 거기 가면 한 번만 다시 만나자. 많이 많이 사랑해, 내게 가장 예쁜 고양이 나리야.
- 귀×× ××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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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몇 줄의 글로도 당시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을지 느껴집니다. 죽음은 늘 갑작스러워 닥친 순간에는 어찌할 바를 모르게 하고, 뒤늦게 슬픔을 건네 떠난 빈자리를 오래도록 곱씹게 하는 것 같습니다. 먼저 떠난 반려동물에 관한 이야기 중 제가 좋아하는 구절이 하나 있습니다.
사람이 죽으면 먼저 가 있던 반려동물이 마중 나온다는 얘기가 있다.
나는 이 이야기를 무척 좋아한다.
그때 되면 우리는 서로의 생각을 다 알 수 있을 것 같다.
스노우캣 작가님이 기르던 고양이와의 나날을 그린 「옹동스」라는 작품에 나오는 구절인데요. 저는 이 글귀를 읽으면 사랑하는 존재를 먼저 떠나보낸 뒤 마지막까지 되새기게 될 추억과 먹먹함, 그리움에 가슴이 몽글해지면서도, 함께 긴 시간을 공유했기에 알 수 있는, 서로에 대한 사랑이 느껴져서 참 좋아합니다.
분명 나리가 구독자님을 마중 나왔을 때 떠올릴 생각들도 그렇게 슬픈 생각은 아닐 거예요.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았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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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연달아 닥쳤을 때, 어떻게 그 순간을 극복했나요?
지난 넉넉레터 13호에 소개한 『디 피플』에서는 어른들에게 버려져 아픈 친구들과 함께 판자촌에 숨어 사는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하루아침에 죽을 위기에 놓인 주인공처럼 갑자기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맞닥뜨렸을 때를 묻는 질문에 독자님이 다음과 같은 답변을 주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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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흘렸다가 기도하며 맘을 내려놓으려고 노력했었네요.
- 라××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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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분께 들은 이야기가 있는데요. 그분이 막 첫 아이를 기르며 고군분투하고 있을 때, 아이가 심각하게 아팠던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초보 아빠라 우왕좌왕하다가 급히 아이를 병원에 입원시킨 뒤, 넋이 나간 채로 병원을 나오는데 그 앞에 작은 성당이 있었다고 해요. 그전까지 성당이나 절은 가본 적도 없는 분이었는데, 자기도 모르게 성당으로 들어가셨대요. 그리고 두 손을 모으고 하염없이 기도하셨답니다. 아는 기도문도 없어서 그저 우리 아들 낫게 해달라고, 대신 자기가 아프겠다고, 눈물을 흘리며 쉼 없이 되뇄대요. 그런 걸 보면 기도는 가장 힘들고 간절한 순간에 절로 우러나는 언어 이전의 발화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 기도 덕분인지 아드님은 지금까지 건강하게 잘 살고 계십니다.
구독자님께서 어떤 아픔을 겪으셨을지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지만, 그 아픔도 눈물과 기도에 조금이나마 흐려졌길 바라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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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종말을 맞이한다면 마지막으로 뭘 하고 싶으신가요?
지난 넉넉레터 14호에 소개한 『베이츠』에서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근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식량 전쟁 이후에 더 이상 식량을 생산해낼 땅이 없는 인류가 기아로 고통받는 디스토피아 세계를 다루고 있죠. 이처럼 지구가 종말을 맞이하게 된다면 우리는 어떤 모습을 하게 될까요? 저희의 두드림에 독자님이 다음과 같은 피드백을 주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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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과 손잡고 다가올 운명을 차분하게 기다리겠습니다.
- 김××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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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님의 말씀을 듣고 예전에 본 「멜랑콜리아」라는 영화가 떠올랐어요. 스포일러라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그 영화에도 구독자님의 말과 비슷한 장면이 있거든요. 저는 그 장면을 보면서 ‘나도 삶의 마지막 순간이 닥친다면 사랑하는 사람과 손을 맞잡고 삶의 끝을 기다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내가 그때까지 가장 사랑했을 이의 모든 걸 간직한 채 눈을 감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한 가지 더 바랄 수 있다면, ‘내 손은 맞잡은 상대는 어떤 생각을 하며 내 손을 잡고 있을지’ 알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어요. 조금은 부끄럽지만, 만약 그런 순간이 온다면, 그 사람이 ‘나도 그래’라고 이야기해주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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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아」는 매 작품마다 영화계에 파문을 일으키는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영화입니다.
모두가 축복하고 행복해야 할 신혼 파티, 그러나 신부인 저스틴의 엄마 가비는 시종일관 초를 치고, 그 덕분에 우울증이 심해진 저스틴이 저지른 기행으로 파티가 엉망이 되면서 이 영화는 시작됩니다.
「멜랑콜리아」는 심각한 우울증을 앓는 저스틴의 상황과 '우울증(멜랑콜리아)'이라는 행성이 지구를 향해 다가오는, 전 지구적인 상황이 함께 펼쳐지는 영화인데요. 어떻게 보면 재난 영화의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철저히 그 플롯을 벗어나 개인(저스틴)과 주변의 '우울'을 조명한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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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판타지'라는 말이 더없이 어울리는 영상미와 충격적인 엔딩이 백미인 이 영화는, 제목 '멜랑콜리아'가 가지는 중의적인 의미와 함께 시선을 비틀어 작품을 감상한다면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제가 그랬듯 여러분도 영화 속 상황에 '나'를 대입하며 감상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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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세 분 외에도 많은 구독자님이 넉넉레터를 읽고 저마다의 사연 보내주셨는데요.
때로는 이렇게 진솔한 이야기를 감히 읽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뭉클한 사연도 많았습니다. 여러분이 보내주신 그 마음에 늘 감사드리고, 언제나 보답할 수 있는 넉넉레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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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넉넉레터에 사연이 선정되신 분들에게는 감사의 뜻으로 고즈넉이엔티에서 마련한 종이 시계 굿즈를 선물로 보내드리려 합니다. 선정되신 분께는 따로 메일이 발송될 예정이오니, 꼭 확인 부탁드립니다.
앞으로도 진솔한 피드백을 주신 독자분께 선물을 보내드릴 예정이니 많은 소통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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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 오늘 저희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오늘 《넉넉레터》는 어떠셨나요?
아래 FEEDBACK을 통해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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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레터 KnockKnock@gozkn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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