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편 미학의 새로운 지평, 이달의 장르소설

2023. 7. 28.

넉넉레터

"안녕하세요, 독자님!"

마음을 두드리는 이야기, 넉넉(Knock Knock)레터 김 피디입니다.

올해는 제발 마스크를 벗을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맞이한 2023년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해의 절반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정말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흐르는 것 같아요.
얼마 전 친구와도 같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7월인 걸 깨닫고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이렇게 시간이 흐르니 무섭다’고 말했는데,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지나고 나면 나쁜 일과 큰일만 생각나서 그렇지, 되짚어보면 많은 일들을 해냈을 거라고요.

그 말이 맞았습니다. 곰곰이 되짚어보니 제가 기억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일들이 있었더라고요.
생각해보면 1년이란 시간은 우리가 느끼는 것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이 아닐까 합니다. 많은 기념일이 한 해를 기준으로 돌아오는 것도 사실 그날의 의미보다, 그날이 돌아오기까지 아무 탈 없이 1년을 무사히 보냈음을 축하하기 위함이 아닐까 싶기도 해요.

이번 넉넉레터에서는 ‘이달의 장르소설’ 프로젝트 1주년을 맞아,

많은 작가님들의 참여와 독자님 응원 덕분에 걸어올 수 있었던

『이달의 장르소설』 1년간 발자취를 되짚어보려 합니다.

장르소설 단편 미학의 새로운 세계를 열다!

작년 7월 『이달의 장르소설1』을 시작으로 ‘이달에 선정되면 다음 달에 출간된다’는 독특한 콘셉트로 진행된 『이달의 장르소설』 시리즈는 올 7월, 『이달의 장르소설10』 출간하며 1주년을 맞이했습니다. 매월 수백 편에 달하는 투고 원고 중 총 51명의 작가와 60편의 단편들이 선정되었고 그중 주목을 받은 여러 작품이 있었는데요, 오늘 여기서는 제가 추천하는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하는 여섯 가지 이야기’를 소개하려 합니다.

이신주, 「어느 쪽에서 보아도」‑『이달의 장르소설2』

🥇제3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대상

🥇제2회 문윤성 SF문학상 중단편 대상

수상에 빛나는 이신주 작가의

"소탈하되 광활한 이야기에 담긴 특별한 맛"

오류에서 시작돼 모든 게 엉망인 항해

다트 과녁을 닮은, 우주선의 감정을 나타내는 정서표현판이 산호분홍색에 고정된다. 이토록 화려한 산호분홍색을 띠는 경우는 지금껏 없었다. 우주선은 이 정체불명의 오류를 바로잡고자 항해를 떠난다. 그러다 문득, 우주선 주인은 우주선에 배속된 기계지능의 재잘대는 목소리를 듣다가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다.

오류투성이 항해의 도착지는?

범유진, 「플라이 플라이어」‑『이달의 장르소설3』

🥇제4회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

수상에 빛나는 범유진 작가의

"시공간을 뛰어넘는 독특한 상상력"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뿐이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어디로든 갈 수 있는 존재, 그들은 ‘플라이어’라고 불린다. 수없이 반복된 전쟁 이후, 인류는 끔찍한 역사를 바꾸고자 플라이어를 선발해 과거로 보내기로 한다. 불확실한 계산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큰 위험이 따랐지만, 나는 기꺼이 이 프로젝트에 자원한다. 나에게는 전쟁보다, 인류보다 더 큰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목숨 걸고 과거로 향한 그 목적은?

소향, 「모르페우스의 문」‑『이달의 장르소설4』

🥇2022 김유정신인문학상

수상에 빛나는 소향 작가의

"누군가는 말했어야 할 고백"

도현은 끊임없이 학교를 배회한다

조별과제를 핑계로 찍은 도현의 우스꽝스러운 영상을 상모가 악의적으로 온라인 게시판에 올려버린다. 그로 인해 도현은 심한 조롱을 받게 되고, 이에 담임 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상황은 오히려 악화되기만 한다. 끝내 도현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데, 어라? 눈을 떠보니 담임 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하던 순간으로 돌아와 있다.

이번 생에는 누가 나를 도와주지?

조혜린, 「헤어져드립니다」‑『이달의 장르소설6』

🥇2015 글빛문학상

🥇2021 컴투스 콘텐츠문학상 최우수상

수상에 빛나는 조혜린 작가의

"황당하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시선"

대행 서비스가 일상이 된 세상

무엇이든 대신해주는 대행 전문가 정 프로. 처음엔 결혼식 하객 알바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대행 업계 최고의 인력으로 손꼽히고 있다. 최근 가장 의뢰가 많은 것은 이별 대행이다. 하지만 몇 번을 해도 이별 대행은 영 익숙해지질 않는다. 오늘도 편치 않은 마음으로 어떤 남자의 의뢰를 받아 인적 사항만 겨우 아는 여자에게 부당한 이별을 고하러 가는데……. 어쩐지, 이번에 만나게 된 그녀는 다른 이들과는 달라 보인다.

이별을 대신 전해 드립니다.

서윤빈, 「폐허의 신사에 자리 잡은 인형의 유령」‑『이달의 장르소설7』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대상

수상에 빛나는 서윤빈 작가의

"현실과 맞닿은 미래 공상 세계의 우리들"

기술이 극도로 발전한 세상

AI가 발달한 미래, 영화나 소설에서처럼 문명은 극단적인 결말을 맞지 않는다. 그저 AI에 조금씩 자리를 내어줄 뿐. 일러스트레이터를 꿈꾸던 희재는 여러 사정으로 직장을 구하고, AI는 뜬금없이 희재에게 일본에 있는 페가수스 연구소를 정해준다. 이제는 천연기념물이라는 것 말고는 쓸모를 찾지 못하는 페가수스를 돌보며 희재는 어떤 일을 겪을까.

우리는 모두 페가수스일지 모른다.

청예, 「엔젤아줄」‑『이달의 장르소설8』

🥇제6회 한국과학문학상 대상

🥇2021 컴투스 콘텐츠문학상 최우수상

수상에 빛나는 청예 작가의

"부의 허상과 인간의 악함을 꼬집는 발화"

우리의 미래는 깊은 바다에 있다

퍼시픽 시티의 가난한 해인들은 깊은 바다로 뛰어든다. 값비싼 심해 광물 ‘엔젤아줄’이 그들을 구원해줄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이다. 리에 역시 부푼 꿈을 안고 바다에 뛰어들지만, 소녀가 바닷속에서 얻은 것은 희망이 아닌 파트너 에리카의 죽음이었다. 홀로 남겨진 리에는 정신을 잃을 듯한 절망감에 허덕이고, 그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도시에는 그칠 줄 모르는 비가 쏟아진다.

바닷속에는 무엇이?

미지를 탐색하는 여섯 빛깔의 이야기

『이달의 장르소설』 시리즈의 열 번째 대미를 장식한 『이달의 장르소설10』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까요?

‘나’를 상실한 시대, 정체성이 뒤바뀐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아이엠」, 외계인의 폭탄선언으로 존폐 위기에 놓인 인류의 웃픈 발악을 다룬 「눈먼 자들의 우주」, 죄악의 징벌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한 「구독과 공감을 눌러주세요」, 우스꽝스러운 이유로 AI에게 정복당해버린 인류의 반격, 그 시작을 다룬 「반격의 로딩」, 타인에 대한 시기와 질투를 색다르게 그려낸 「다른 이름으로 살아보실래요」, 음식이 불러일으키는 신비한 힘에 주목한 「4코스 요리」까지. ‘장르’라는 끈 하나로 묶어낸 여섯 가지 이야기는 독자분께 만족스러운 즐거움을 선사할 거예요.

📚 책 자세히 보기

『이달의 장르소설』 시리즈의 매력적인 점 중 하나는 많은 작가님의 창작 활로가 되기도 한다는 거예요. 실제로 정재환 작가님은 『이달의 장르소설5』에 선정된 단편을 계기로 단편소설집 『곧 죽어도 힙합』을 출간하셨고, 지난 넉넉레터에서도 소개드린 바 있어요!(👉해당 글 바로가기) 또한, 『이달의 장르소설1』의 「가족복원소」를 쓰셨던 이필원 작가님도 단편에서 싹을 틔운 장편 소설을 집필하고 계신답니다.

장르소설 단편 미학의 새로운 세계를 열다!

독특하고 특별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장르소설 단편집

이번 넉넉레터에서는 ‘이달의 장르소설’ 프로젝트 1주년을 맞아 지난 1년 동안 『이달의 장르소설』이 걸어온 발자취를 되짚어가봤습니다. 현재 여러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시는 작가님들의 특별한 단편을 만나볼 수 있는 『이달의 장르소설』 시리즈. 장르소설을 사랑하고 짧지만 강렬한 이야기를 사랑하시는 분들이라면 인생 장르소설을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