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지만 강력한 중독의 원리

“사람들이 뭘 하고 있는 거죠?”
공한이 남자에게 물었다.

“배급을 받고 있는 거야.”
남자가 대답했다. 사람들이 받는 것은 ‘먹을 거’라고 했다.
“네? 어떤 거요?”
공한이 눈을 크게 떴다.
“델타푸드…….”
남자가 말하며 허공을 올려다봤다.
“델타푸드라니요?”
주나가 되물었다. 왜 그런지 가슴이 벌렁거렸다. 다섯 사람 모두가 마찬가지였다.
다섯 사람은 남자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남자는 줄에서 벗어나 길가로 걸어갔다. 주나, 리후, 공한, 청하, 명하는 말없이 남자를 따라갔다.
“새로운 통제 수단이지.”

- 『숲의 존재들』 중에서

  몸과 마음, 정신까지 피곤해진 현대인에게

‘웰니스(wellness)’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웰빙(well-being)’에 ‘행복(happiness)’과 ‘건강(fitness)’을 더한 용어인데요, 정신적·사회적·신체적으로 조화를 이룬 상태를 뜻합니다. 꽤 오래전부터 있던 말이지만, 요즘 다시 여행 트렌드로 부상했어요. 여행 업계에서는 너도나도 웰니스 여행을 외치고 있죠. 한국관광공사와 같은 기관은 물론 많은 여행사에서 웰니스 관광지를 적극 추천하더라고요. 온천을 즐기다 명상을 하고, 산림을 거닐다 요가를 하는 코스가 자주 소개되곤 합니다. 
웰니스 여행이 유행한 이유가 무엇인지는 모두가 짐작하실 거예요. 장기간의 팬데믹으로 인해 건강에 대한 관심과 디지털 의존도가 급격히 높아졌죠. 더불어 그 물살을 타고 번진 틱톡, 쇼츠, 릴스 등 숏폼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됐고요. 몸은 물론 마음과 정신까지 피곤해지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니 웰니스의 유행은 당연한 현상인 것 같아요.

  중독과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가 사는 이곳은 중독 사회입니다. 음식, 흡연, 마약, 음란물, 게임, SNS… 우리를 강하게 자극해 중독에 빠지게 하는 것들은 나열하기 힘들 만큼 무수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도파민에 주목합니다. 도파민은 우리가 기쁨과 행복을 느낄 때 분비량이 늘어나는 신경전달물질인데, 이것이 과하게 분비되면 자극적인 것에 의존하게 되고 중독에 빠질 수 있다고 해요. 중독은 곧 무기력감이나 우울감으로 이어지기도 하고요. 그런 도파민 분비를 줄이고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파민 디톡스’를 시도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극단적인 도파민 디톡스는 오히려 중독 증세를 악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이쯤에서 또 궁금해집니다. 웰니스 여행, 도파민 디톡스… 이런 시도들이 우리를 자극 중독에서 구해줄 수 있을까요?
우리가 사는 이곳과 다르면서도 닮은 한 세계에, 자유를 찾아 숲으로 향한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숲의 존재들』의 주인공인 주나와 친구들이에요. 이들이 숲으로 간 이유는 무엇일까요? 중독과 의존에서 벗어날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이들을 뒤따라가보시죠!

  더 넓은 세계에서, 더 자유롭게 살아갈 용기를

열일곱 소녀 주나는 인공 에너지에 의존해 살아왔습니다. 시에서 보급하는 인공 에너지를 몸에 주입하지 않으면 죽는다고 알려졌기에 의심 없이 믿어왔고, 이는 도시에 사는 모두가 마찬가지였죠. 하지만 인공 에너지는 시민들을 통제하는 수단에 불과했습니다. 사람은 인공 에너지 없이도 살 수 있으니까요. 그 사실을 알게 된 주나는 친구들과 뜻을 모아 도시의 시스템을 무너뜨리고 숲으로 향합니다. 인공적인 것들에 의존하며 살아온 과거를 뒤로하고, 자연에 몸을 맡기고 살기로 결심한 거죠.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본연의 생명 에너지가 가득한 숲에서, 도시의 사람들은 자유를 되찾을 수 있을까요?

『숲의 존재들』은 중독과 의존에 대해, 자연적인 것과 자유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답하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사는 현실의 모습을 신비로운 세계관에 투영해 만들어낸 시의적인 은유이기도 합니다. 청소년 주인공들의 갈증과 갈등 사이에서 반짝이는 열쇠를 찾아보세요. 무언가에 의존하지 않고 온전히 스스로의 선택으로 나아가는 이들의 행보가 여러분에게 더 넓은 세계에서, 더 자유롭게 살아갈 용기를 줄 거예요.

『도파민네이션』은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1위를 기록하고 아마존닷컴에서 장기간 베스트셀러로 군림한 뒤, 작년에 번역 출간되어 국내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된 인문과학도서입니다. “피로사회에서 도파민으로 버텨내는 현대인을 위한 인간, 뇌, 중독 그리고 회복에 대한 안내서”라고 소개되고 있어요. 우리가 사는 오늘날을 도파민, 자본주의, 디지털이 결합된 탐닉의 사회, 즉 '도파민네이션'이라고 정의하는 작가는 우리 모두가 중독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합니다. 중독에 관한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룬 책이니, 『숲의 존재들』과 함께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 소개드립니다. 『도파민네이션』을 읽고 중독의 현상과 원리를, 『숲의 존재들』을 읽고 그에 관한 통찰과 지혜를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