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독자님!"
마음을 두드리는 이야기를 전하는 넉넉(Knock Knock)레터입니다.
봄이 다가오는 이 시기에 여러분은 어떤 것을 하시나요?
집 안 대청소로 겨울 먼지를 훌훌 털어내거나, 봄옷을 장만하거나, 봄바람 맞으며 산책을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학기의 시작, 새로운 계절의 시작, 생명이 움트는 시기.
봄은 여러모로 시작의 의미를 담고 있죠.
새로운 만남도 기대하게 만들고요. 날씨 변덕만큼이나 마음이 헛헛해지는 이 계절을 맞이하며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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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고단한 모양이구나.
곳비가 눈을 멀뚱거리며 용을 올려다보았다. 잘못 들은 게 아니었다. 용의 목소리가 여전히 다정했다. 말투도 달랐다. 졸고 있던 제게 장난삼아 핀잔을 주지도 않았다.
―광평의 궁방에서는 네게 일을 많이 시키니? 내가 곽 상궁을 만나볼까?
―아니요.
용의 표정과 음성이 하도 낯설어 곳비는 홀린 양 고개를 저었다.
―그래. 힘들면 언제든지 내게 말해야 한다.
곳비는 입술을 모으고 고개를 끄덕였다.
―광평 대군께서는 출타 중이신데요…….
―알고 있다. 오늘은 우리 곳비를 보러 왔다.
‘우리?’
곳비는 당황하였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무슨 일로……?
―우리가 꼭 일이 있어야만 보는 사이더냐?
용이 곳비의 옆에 앉았다. 곳비의 시선이 제 옷깃에 와 닿는 용의 옷깃에 머물렀다.
―말해보거라. 우리가 꼭 일이 있어야 보는 사이냐?
―그건 아니겠지요…….
곳비가 옷깃에서 시선을 거두며 말했다.
―그래. 너와 나는 일이 있어도 보는 사이고, 일이 없어도 보는 사이고, 궁금하면 보는 사이고, 보고 싶으면 보는 사이니라.
―그럼, 지금은 무슨 사이인데요?
―일이 있어서 보는 사이?
곳비는 김이 샜다.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떫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보고 싶어서 보는 사이.
용이 그림처럼 아름다운 얼굴을 돌려 곳비와 시선을 맞추었다. 곳비는 숨이 멎었다.
- 『곳비 꽃비』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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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봄, 마음 달래기
계절이 바뀔 때는 언제나 마음이 웅성거리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기 때문일까요? 봄에 더욱 그런 것 같아요. 계절과 해는 시작되었지만 나는 달라진 것 같지 않고, 하지만 뭔가 변화가 필요하게만 느껴집니다. 이렇게 마음이 싱숭생숭할 때는 조금 색다른 이야기로 달래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현실판 로맨스는 쨍해서 부담스럽고, 나와 거리감 있으면서도 새롭지는 않은 달달한 마음의 당 충전이 필요할 때, 사극 로맨스 한 편을 추천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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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누이 같은 생각시와 왕자
궁에 팔려간 아홉 살 곳비. 생각시(나이 어린 궁녀) 곳비는 용을 만나요. 악연이 인연이 된다고 했던가요? 심부름하던 먹물을 쏟게 만든 소년 용이 곳비가 모셔야 할 왕자였어요. 첫인상이 그러니 까칠하게 굴 것만 같지만 용은 곳비에게 글자도 가르쳐주고, 귀한 귤도 챙겨주어요. 관대하고 정 많은 왕자님을 미워할 수 없는 건 당연해요. 권위 의식이 없는 왕자와 생각시 곳비는 마치 오누이처럼, 친우처럼 다정하고 장난스러운 사이로 자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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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인간, 곳비와 용
곳비는 아주 똘똘해서, 자신의 마음을 금방 알아차려요. 네, 바로 왕자님에 대한 연정이랍니다. 단옷날 놀러 간 장터거리를 구경하다 문득 깨달은 감정은 아주 오래 곳비의 마음에 머물러요.
그러나 왕자의 마음은 이미 다른 여인에게 있었지요. 대의에 따라 다른 아씨와 혼인을 해야만 했던 왕자는 정말 바보 같게도 자신의 마음을 늦게 깨달아요. 가장 소중한 것을 아주 늦게, 그것도 곳비가 죽음의 위기에 처하고서야 알게 되지요. 세상에 남 부러울 것 없을 것 같은 대군이지만 신분과 대의라는 벽에 가로막혀 곳비와 마음이 통하고 나서도 사랑을 바로 이루지는 못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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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며 생각시와 왕자, 궁녀와 대군이라는 옷을 입고 있지만 남녀 관계가 서로 얽히고 애정하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래 사랑을 품어온 곳비는 지난 짝사랑을 떠올리게 했고, 뒤늦게 사랑을 깨달은 왕자 용은 후회했던 어느 순간을 회상하게 만들었어요. 무엇보다도 두 사람의 장난스러운 오누이 케미는 친구와 나누는 대화와 같아서 심란한 마음의 주름도 반듯하게 펴주더라고요.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지금의 나와 같은 감정을 나누는 건 잠시나마 숨 돌리고 위안을 받는 데에 언제나 효과적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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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즌2까지 인기리에 방영을 마친 드라마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보셨나요? 한때는 수석침의였던 침 못 놓는 천재, 유세풍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죠. 아픈 사람들에겐 마음을 치유하는 따뜻한 처방을, 나쁜 놈들에겐 통쾌한 한 방을 날리는 조선 심의 삼인방의 활약이 매력적이지만 사실 저는 열녀 되기를 종용 받는 과부 은우와 세풍의 애틋한 사랑에 더 눈길이 가더라고요.
드라마는 동명의 소설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바로 『곳비 꽃비』 글을 쓰신 이은소 작가님의 원작 소설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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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자. 꿈속 세상으로. 대군도 궁녀도 없는. 너와 내가 있는 그 세상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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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은소 작가님의 사극 로맨스 소설 『곳비 꽃비』로 마음을 두드려보았는데요, 작가님의 전작 『왕의 무사 귀인별』도 여주가 남장 무사로 궁에 들어가 ‘내 남자는 내가 지킨다!’는 통쾌한 사극 로맨스를 선보이고 있어요.
곳비와 은우, 별이까지 소설 속 여주인공들은 시대와 신분을 뛰어넘은 강인함으로 당당히 자신의 사랑을 이뤄나갑니다.
나른한 봄날, 축 처진 마음을 달래줄 특별한 처방으로 이번 주말에는 이은소 작가님의 사극 로맨스 3종 세트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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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 오늘 저희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이번 뉴스레터 관련해서도 가볍게 의견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저희 PD들이 하나하나 꼼꼼하게 확인하여 더 좋은 글로 찾아올게요.
오늘도 넉넉한 하루 보내시길 바라며, 다음 뉴스레터에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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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레터 KnockKnock@gozkn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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